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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데놀정, 먹으면 정말 안 떨릴까?

행복한 삶

by 네로 약사 2021. 9. 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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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께 건강과 행복을 드리는 네로약사입니다.

 

누구나 남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면접장에 들어가면 떨립니다. 사람이 긴장을 하게 되면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입도 바짝바짝 마르고, 심장은 쿵쿵 방망이질을 하고, 맥박은 빨라지고, 손발에 땀이 납니다. 이런 증상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인데, 그 상황이 지나가면 언제그랬냐는듯 우리 몸은 다시 안정을 취합니다. 이게 다 진화의 과정이요, 생존을 위한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정상적인(?) 반응을 억눌러야 할 때가 가끔있지요. 중요한 시험이 있다든지, 많은 사람들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하는 경우입니다. 이럴때 많은 분들이 약국에서 우황청심원이나 안정액을 구입해서 복용하시거나, 병원에 가서 인데놀을 처방받아 미리 복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인데놀이라는 약이 그렇게 남용되어도 괜찮은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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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약이라는게 개발될때는 특정질병을 타겟으로 해서 설계되고 화학적으로 구조화된뒤 효과가 있는지, 또 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면밀한 과정을 거쳐 시판되는 것입니다만, 가끔은 그 약이 가진 부작용이나 다른 효능이 발견되어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고혈압약으로 개발되었다가 엉뚱하게 발기부전치료제로 대박을 친 비아그라나,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개발되었지만 탈모치료제로 많이 응용되는 프로스카 같은 약들이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인데놀도 그런 흐름에 합류한 듯 합니다.

 

저희 약국에 시험철이나 면접철이 되면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 대학생, 회사원들이 병원에서 인데놀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케이스가 많아졌습니다. 아마 시험이나 면접, PT등이 주는 압박감을 미리 상쇄시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인데놀을 처방받은 것이겠지요.

 

그런데 처방을 받아놓고도 과연 이 약을 먹어도 되나? 먹지말아야하나? 이런 고민을 또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도 보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별 시원한 답변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학생들이나 젊은분들을 보면 제 옛날 생각도 나더군요. 저도 몇십년전 대입학력고사를 보는데 그 전날 우황청심원 먹고 시험을 쳤던 기억이 나네요.

 

보통 긴장을 완화해주는 일반의약품이라 하면 대표적으로 우황청심원이나 안정액을 떠올리게 됩니다. 둘 다 한방 의약품이고 한의학적 개념으로 보면 위로 붕 뜬 기운을 좀 진정시키고 잡아줘서 불안감을 떨쳐내는데 도움을 주는 약들입니다. 사람에 따라 청심원이 맞는 사람이 있고, 안정액이 맞는 사람이 있습니다. 

 

체격이 좀 크고 성격이 급하며, 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청심원이 좋고, 좀 약하고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평소에 불안감을 자주 느끼는 분들에게는 안정액이 맞습니다. 그런데 꼭 일반화할 수는 없으니 본인이 한번 복용해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1. 인데놀, 어떤 약일까요?

 

인데놀은 동광제약이 만든 상품명이고, 그 성분명은 바로 프로프라놀롤입니다. (Propranolol)

 

인데놀정 10mg

약품이름중에 '~~올롤'로 끝나는 약이 참 많습니다. 이런 약들을 저희들은 보통 베타블로커라고 부르지요. 너무 깊이 아실 필요는 없는데, 그냥 사람을 흥분하게 하는 교감신경을 억제해서 심장박동을 좀 느리게 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이라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 약은 원래 심장박동을 정상화시키고 박동수를 떨어뜨려 부정맥을 치료하고, 혈압을 조절해주는 혈압약입니다. 또한 협심증에도 많이 쓰고 본태성 진전이라고 하여 특정자세를 취했을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손발떨림을 완화해주는데도 쓰입니다. 

 

이 지점에서 인데놀을 쓰게 됩니다. 긴장을 하게 되니 심장박동이 빨라질 것이고, 손발도 좀 떨릴 것입니다. 이런 베타블로커약물이 들어가면 심장박동수도 좀 떨어뜨리고, 손발떨림도 완화해주니 또 긴장이 풀리고 침착성을 유지하게 되는 것을 노린 것이지요.

 

긴장완화를 위한 인데놀

 

2. 인데놀 부작용

 

위에서 보았다시피, 이 약은 원래 고혈압 환자를 위한 약입니다. 그래서 혈압이 정상이신 분이 먹으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만 꼽아봐도 다음과 같습니다.

 

  • 피부 발진이 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투약을 중단합니다.
  • 시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물 분비에도 장애가 옵니다. 이때 역시 중단합니다.
  • 맥박이 너무 천천히 뛸 수 있습니다. 약의 감량이 필요합니다.
  • 레이노 증후군 ( 혈액이 말초까지 도달하지 못하여 손발이 저리거나 피부색깔이 변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 증상

  • 기립성 저혈압 : 앉았다 일어나면 머리가 어지럽고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 기도가 수축되면서 기관지 경련과 천식 발작,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혈압이 너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 두통과 어지러움, 졸음, 불면증, 악몽, 변비, 오심, 구토, 피로감, 복통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대략 중대한 부작용만 살펴봐도 이정도입니다. 그리고 임산부는 금기입니다. 소아도 안정성이 확립되어 있지않아 투여하면 안됩니다. 

 

중요한 시험이나 연주회등을 앞두고 미리 내원해서 약을 많이 타놓고 그때그때 알아서 복용하거나, 친구들끼리 나눠서 처방전이나 의사의 진료없이 복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남용되고 있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부작용과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 걱정이 됩니다. 이 인데놀을 복용하고 오히려 멍~하니 뇌가 잘 안돌아가 시험을 망친 케이스도 여럿 보았고, 말이 평소보다 잘 안되어 프리젠테이션을 망친 경험담도 제법 들어보았습니다.

 

정신 심리학적 고찰에 따르면, 어느정도의 긴장감은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마치 조율이 잘 된 바이올린 현이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로 연주자의 기량을 뽐내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약간의 긴장은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좋은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당신은 잘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에 인데놀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 좀 조심스럽습니다. 만약 정말로 중요한 시험이고 프리젠테이션이라면 일단 평소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대에서, 시험장에서 정말 잘 해내리라는 것을 현실감있게 심상화하는 훈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심호흡, 명상훈련으로 자신의 긴장감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훈련을 평소해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도, 만약 꼭 인데놀을 먹어야겠다면, 

 

이벤트 1시간 전에 10mg~40mg를 복용합니다. 딱 한 번만!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약은 먹다 안먹다 간헐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심혈관계에 오히려 부담을 주고, 위에 써놓은 여러가지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적정한 용량도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체중도 봐야하고, 신진대사의 수준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꼭 인데놀을 복용해야겠다면 최소용량으로 복용해보시고 부작용을 느끼게 되면 바로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뭐든지 처음 해보는 것은 두렵고, 떨립니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시험의 달인도, 면접에서 떨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는 능력은 평소에 해 온 자신만의 노력과 자신을 믿는 신뢰감, 그리고 반복되는 실전훈련으로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분투하고 노력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은 결국 잘 해낼겁니다!

 

감사합니다. 네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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