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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인생>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행복한 삶

by 네로 약사 2021. 5. 1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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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책 폭식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꼭 한번 읽어보라고 해서 읽어본 책이다. 

 

찰스핸디의 저서는 거의 다 읽고 소장하고 있다. 보통 한 저자가 여러권의 책을 쓰면 처음책과 그 다음책이 제일 좋다. 과일도 제철과일이 제일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하듯 수십년의 내공을 가진 한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응축시켜 내놓는 처음 책이 제일 좋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 책은 찰스핸디가 3번째로 내 놓은 책인데, 전반에 내 놓은 책을 좀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부드럽게 써내려 가고 있다. 책도 하드커버가 아니라 좋다. 

 

보통 한 저자가 젊은 시절부터 나이 든 시절까지 쓴 책을 쭉 보면 점점 약점이 보인다. 내용이 중첩되는 것도 있고, 자신이 옛날에 이야기한 부분을 부정하는 식으로 언어도단에 빠지는 경우도 꽤 있다. 찰스핸디 역시 그런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지만, 매 권마다 보여지는 새로운 통찰력은 책 돈 값을 하며, 정말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인사이트를 준다. 

 

어느덧 찰스핸디 선생님도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어 90이 다 되셨다. 그러나 그 눈빛은 여전히 형형하고, 살아있다. 젊은 시절의 그의 사진을 보면 전형적인 영국신사의 이미지에 친근하고 유머있는 옆집 아저씨의 감성을 같이 갖춘 분같다. 얼굴에 드러나는 그의 성격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난 이분이 참 좋다.

 

 

찰스 핸디

 

찰스핸디, 그는 누구인가? 

 

아일랜드 출신으로 동네 성직자를 아버지로 둔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 진학한 뒤 영국의 쉘에 취직, 말레이반도에 파견되어 종횡무진하다가 미국으로 가 MBA를 딴 뒤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영국왕실에서도 일하고 영국에서 경영대학원을 창설하는 등 경영학자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분이다. 그런데 본인의 성향은 프리랜서로 일하는게 맞다는걸 직감하고서는 갑자기 모든 타이틀을 다 내려놓고 황무지에서 오로지 프리랜서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오고 계신다. 이후 스스로를 코끼리의 등에 달라붙어 사는 벼룩으로 묘사한 것이 재미있다.

 

이 분의 저작이 왜 뛰어나냐 하면, 이분이 처음 조직을 뛰쳐나온게 1990년대이고 이제 막 인터넷 시대가 개화되려고 하는 시점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상에 대해 탁월한 예측력을 발휘하셨기 때문이다. 비록 경영학자이지만 철학적 기초소양이 탄탄하게 밑받침되어있기에 그의 글은 읽기 쉽고 재미있다.

 

앞으로의 개인적 직업과 성과를 내는 방법, 먹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통찰과 질문을 하게 만드는 이책은 90년대부터 시작되는 정보화시대와 기술우위의 혁신이 펼쳐질 유동적 시대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하게 도와주기때문에 지금 읽어도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데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혼란한 이시대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죽는 것만큼 서글픈 일이 없다. 다른사람과 분리되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발견하자. 사람의 정체성은 인생초창기에 형성되는 것이고, 현실과 맞부딪히면서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부분도 있다. 일단 행동하자. 행동해야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다. 우리는 우리 안의 많은 모습을 현실이라는 밝은 빛에 끌어내어 관찰해야 한다. 뭐든지 경험해보고, 또 질문해보자. 찰스핸디 역시 죽기전에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기 위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우리는 또 우리몫의 시행착오를 해가면서 스스로를 발견해야 할것이다. 우리의 숙제다.

 

 

여러분의 답이 더 훌륭하다면, 책에 나와 있는 답은 중요하지 않다네.

 

인생에는 정답이란 없다. 그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해답이 있을 뿐이다. 책에 있는 것은 그 당시 시대적 상황에 부응한 최적의 답안일 것이다. 그것을 내 현실상황에 맞는 정답으로 오인하면 안된다. 나만의 해답을 찾는 과정은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다. 오직 내가 스스로 해야하는 외로운 작업이다.

 

 

어떤 주제를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다른사람에게 가르쳐 봐라.

 

찰스핸디가 초보직장인 시절, 말레이반도의 현장에서 좌충우돌하고 있을때, 얼떨결에 싱가포르 대학에서 석유산업의 미래에 대한 강의요청이 들어왔다. 물론 청중보다는 자신이 더 많이 알고 있었기에 강의는 순조로왔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 많이 배웠다고 한다. 밤늦게 책과 통계자료를 갖고 씨름하면서 공부한것이 결국 자신의 자산이 되었으며, 이후의 프리랜서 생활을 준비하는 좋은 훈련과정이 되었다.

 

 

감사를 받든 못받든, 행동과 말을 통해 타인에게 황금의 씨앗을 전해주고 싶다.

 

바로 찰스핸디가 우리에게 진실하게 이야기해주는 이 책의 핵심이다. 그가 알고 있는 것을 타인에게 전해줌으로써 자신과 타인, 세상을 더 발전시키는 연금술사가 바로 찰스핸디가 목표로 하는 인간상이다. 프로이드가 언급한 황금의 씨앗이란, 인생초반 한 사람의 존재가치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주는 멘토가 전해주는 자아상이다. 찰스핸디는 그런 연금술사가 되고 싶어한다. 나 역시, 한 아이를 키우는 가장으로서 그 아이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황금의 씨앗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통해 내 글을 읽는 분들이 험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타인의 권위나 전문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안된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에 등장하는 이야기인데, 안티고네는 외삼촌인 왕의 명령과 본인의 양심과 종교적 책무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한다. 도리에 합당한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남이 명령하는 것을 따라야 할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를 이야기 한다. 내가 이런 처지라면 어떻게 해야하나? 어떤 선택을 하는게 최선일까? 합법적인 권위를 무조건 따라야 하나? 선량한 사람이 악법을 따라야만 하나? 이런 논제는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논의를 낳고 있지만, 찰스핸디는 과감하게 우리에게 타인의 권위나 전문성은 참고만 하고, 내 삶에 대한 통제권은 스스로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결정은 내가 내리되, 그 책임 역시 내가 지는 당당한 자세를 견지하라고 한다. 

 

스탠리 밀그램의 그 유명한 전기충격실험이나 죄수실험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너무 완장차고 제복을 입고 가운입은 사람들에대해 무조건적인 복종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심리적 저항을 이겨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닌 것은 아닌것이다. 소위 권위있는 전문가들이 Yes라 해도, 용기있게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보자.

 

 

인생은 시그모이드 곡선이다.

 

이 책의 핵심이요, 찰스핸디가 생애 내내 설파하는 아이디어중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인생에서 직업과 사회생활을 하는데, 더이상 전통적인 선형방정식은 통하지 않는 시대다. 20대때 선택한 전공을 60대까지 계속 할 수 있는 운좋은 사람은 더 이상 없다. 사람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바꾸어 나가면서 살아야 한다. 그럼 삶의 형태와 스타일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 것인가?

 

핸디의 시그모이드 곡선

옆으로 누운 S자 곡선을 시그모이드 곡선이라고 한다. 일종의 다차 함수곡선이다. 얼핏봐도 직선의 형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첫번째 인생의 곡선에서 출발한 우리 경력은 어느덧 그 생명력을 다하고 조금씩 하락하게 되어있다. 이것은 자연의 순리다. 그러나, 계속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은 첫번째 곡선이 최고 정점에 도달하기 전에 새로운 곡선을 시작하려고 한다. 새로운 교육을 받고 새로운 직업을 갖거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이다. 만약 순조롭게 이 과정이 마무리 되면 한번의 커브로 끝났을 인생이 새롭게 태어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첫번째 곡선이 정점에 도달한 뒤 멍하니 있다가는 그냥 인생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첫번째 곡선의 변곡점에서 약간의 하락은 훈련의 과정으로 생각하면서 견뎌라. 그러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이는 나이와 상관없다. 그저 의지와 하겠다는 결심의 문제이다. 

 


 

나는 지금까지 3-4가지의 직업을 가져본 적이 있다. 외국어 강사도 해보고, 제조회사에서 업무도 해보고, 대학도 2번 다녔으며, 판매직, 영업직도 해보고 지금은 자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또 한 두가지의 직업은 더 가져볼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고, 개인적으로 찰스핸디의 시그모이드 곡선을 4번정도 성공적으로 그려보고 싶기도 해서이다. 한번 성공했다고 거기에 안주하면 위험하다. 개인의 삶에서든 사업에서든. 편안함에 빠지지 말라. 이 만족감에 빠지게 되면 본인이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방심하기 쉽다.

 

내가 하는 일이나 투자가 잘 되어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게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전에 새로운 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라. 이것이 우리의 임무다.

 

나는 이책을 읽고나서야 내 인생에서 느껴지던 미묘한 불협화음과 위화감을 제대로 자각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까지 잘 되었다고 내일도 잘 되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꾀많은 토끼가 굴을 세개파는 이유는 위기가 와도 살아남기 위함이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이 지혜를 우리 인간은 모른다. 찰스핸디의 내려친 죽비에 번쩍 정신이 든 좋은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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