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언론에 처음 보도될때만해도 사실 저는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약국을 하면서 많고 많은 전염병들과 맞닥뜨렸는데 SARS에 신종플루에, 메르스에, 조류독감에.. 그때마다 한두달 반짝 긴장하면서 대응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그 전염병들은 이내 잠잠해졌지요. 그렇게 전염병의 공포가 병원과 약국가를 흔들었을때조차, 아크릴 가림막은 커녕 마스크도 안끼고 환자들을 응대하고 약을 조제하면서 침튀기며 손잡고 이야기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뭐 그렇게 심하겠어? 이게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중국에서 연일 사망자가 속출하고 유럽과 미국으로 전파되면서 엄청난 수의 사망자와 중증환자가 생기는 것을 보고 지구촌은 속속 국경을 닫고 사람들간의 왕래를 막아버렸습니다.
20세기 초에 팬데믹이었던 스페인독감(사실 미국에서 발생했습니다)이 2년간 지구를 두바퀴 돌고 없어진 것을 상기하면서 그때서야 이게 그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엄청난 놈이었다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바이러스는 그 특성상 계속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변화시켜 살아남습니다. 인류와 바이러스의 싸움에서 인류는 항상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치료제와 백신을 만들어내어도 바이러스는 새로운 얼굴로 우리 몸에 들어와 자신을 복제하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인간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주는 예가 됩니다.
그러나, 또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100만년동안 손 놓고지내온 것은 아닙니다. 그 긴 시간동안 살아남기 위해 인류는 자체적으로 많은 면역력을 획득하였습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기까지 굉장한 적수를 만나게 됩니다. 일단 코나 입점막의 물리적인 장벽, 목과 편도선의 1차 방어선, 신체 곳곳에 산재하여 해로운 것들을 퇴치하는 림프구, 혈관안에서 계속 순찰을 돌면서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수많은 면역세포들,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강력한 위액, 대장에서 우리가 태어날때부터 엄마로부터 받은 엄청난 수의 이로운 세균들.. 열거하자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웬만큼 건강한 사람은 어떤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문제는 어린이들과 노약자들, 기저질환이 있어 체내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분들입니다. 여기에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돌기단백질을 가진 바이러스여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발해 격렬한 전투를 치르다가 우리 몸도 손상을 입고, 이 기회를 틈타 다른 세균들까지 같이 들고 일어나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전선이 무너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네로약사와 함께 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과 치료방법에 대해 공부를 해보겠습니다. 항상 제가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만, 뭐든지 공부해보면 무섭지 않습니다. 캄캄한 낯선 방안에 들어가면 처음엔 무섭습니다. 그러나 손전등이라도 한개 있어 그 어두운 공간을 비출 수 있다면, 내가 두려워하던 괴물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내 마음이 만들어낸 공포심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COVID-19의 경우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확진된 후 치료하지 않고 중증으로 가면 이런 증상이 생깁니다.
사실 독감이나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냅니다. 이는 우리 몸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해 1차적으로 일으키는 정상적인 반응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감기려니 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고, 사람에 따라서는 아예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더 그러합니다.
만약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어떤식으로든 들어왔다면, 그날 바로 어떤 증상을 나타내는게 아니라 잠복기를 거칩니다. 이 잠복기동안 서서히 스스로를 복제하고 그 양이 많아지면 다른 숙주(사람)에게 이동하기 위해 기침이나 콧물, 재채기등의 반응을 일으킵니다. 아니, 바이러스가 일으키는게 아니고 사실은 우리 몸이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그것들을 체외로 배출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대략 5~6일입니다. 길게는 2주정도 잠복기를 거쳐 그때부터 위에서 말씀드린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물론 요즘은 확진자와 접촉을 했거나, 본인이 걸렸다고 생각되면 바로 검사를 거쳐 치료에 돌입할 수 있기때문에 이런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일단 코로나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다면 그 수가 많아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치료를 해주면 치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집에서 7일동안 재택치료를 하게 됩니다. 일단 확진된 상태인데 의사에 판단에 의해 그렇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치료센터로 가지 않고 집에서 재택치료를 합니다. 특히 만 12세 이하의 어린이가 확진되었거나 집에 어린아이가 있는 부보님들이 아이들을 맡길 상황이 안되는 경우에 재택치료를 하십니다. 이때는 근처의 의료기관이 지정되어 하루에 2번정도 체내산소포화도를 측정하고(원격으로 가능합니다.) 열이나 기타 증상은 없는지 체크해서 적절한 의약품을 처방해서 집으로 보내줍니다. 소독약품이나 방역물품, 의료키트는 나라에서 지급됩니다. 만약 열이 난다면 1차적으로 타이레놀을 투약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미 미국과 영국은 이런 시스템으로 가고 있습니다. 증상이 가벼운 사람은 굳이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케어해도 치료성적은 괜찮고, 중증환자 치료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감염병지정병원이나 거점병원에 입원합니다. 증상이 심한가? 약한가의 기준은 다음의 세가지를 봅니다.
이렇게 3가지중 한가지 증상이 생겼으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위중증환자로 분류하여 바로 입원치료를 시작합니다. 폐렴증상에 관한 포스팅이 준비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1.09.27 - [건강한 삶] - 폐렴 증상과 치료방법 : 알면 무섭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제는 우리 몸에서 과도한 면역반응을 좀 누그러뜨려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입니다. 코로나 발생초기, 젊은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싸이토카인스톰(면역폭풍)이라는 증후군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촉발된 면역력이 오히려 자신의 장기와 조직을 공격해서 스스로를 파괴해버리는 경우입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투약합니다.
가장 많이 쓰는 것이 덱사메타손이고 6mg정도를 하루 한번 투약합니다. 만약 잘 안들으면 좀 더 쎈 하이드로코르티손 20mg, 여기서 더 강한 메칠 프레드니솔론, 프레드니솔론 순서로 점차 그 강도를 높여갑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염증이 관리되면 역시 반대순서로 서서히 용량과 성분을 줄여나가야합니다. 스테로이드는 마치 양날의 칼과 같아 계속 쓰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스테로이제에 대한 포스팅도 준비되어 있으니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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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된 약인데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지금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고 투여되는 약품입니다. 이 약은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의 복제를 차단해 신체의 면역시스템이 바이러스를 잡아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과 렘데시비르를 같이 투약해서 치료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사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바이러스 퇴치에 정말로 유효한지, 또 장기적인 부작용과 이익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약이 중증환자의 입원날짜를 줄이고 증상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것까지는 알게 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합니다.
-원래 이런 약들은 암세포를 물리치기 위해 개발한 약들인데 코로나치료에도 응용합니다. 현재 여러 임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확실한 게임체인저로 부각된 것은 없습니다.
-코로나 발생초기에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심장에 대한 부작용이 너무 커서 현재는 클로로퀸을 치료제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혈장안에는 코로나를 물리친 사람이 만든 여러 면역물질들이 풍부해서 코로나치료에 쓸 수 있지만, 그 근거가 별로 없고 생산량에도 한계가 있기때문에 미국 FDA에서는 더이상 혈장치료를 권고하지 않습니다.
입원해서 이런 치료를 3~4주 정도 진행하면서 치료경과를 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중증화된 환자들중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못하고 치유가 안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명률은 평균 0.8%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80세 이상의 경우에 치명률이 12%나 되고, 70세 이상의 경우에는 치명률이 3.6%라는 높은 수치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60세이하는 치명률이 1%미만이고 그것도 40대이하는 0.1%도 안되기 때문에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특히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고령자일 수록 백신접종이 꼭 필요하고, 마스크 잘 쓰시는게 중요하지요. 백신도 2차까지 맞으셨으면 한번 더 맞으면 오미크론변이에 대한 면역력이 훨씬 증가(25배이상)한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독감의 치명률이 대략 0.04~0.08%입니다. 아직 갈길이 멉니다. 그런데 최근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니 바로 남아공에서 발원한 오미크론 변이입니다.
오미크론변이는 에이즈환자의 몸에서 아무런 면역세포의 저항없이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여 새로 나타난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입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우세한 델타변이 이후, 남아공에서는 이미 오미크론변이가 우세한 종이 되었을 정도로 그 전파력이 굉장합니다. 델타의 55배정도 됩니다. 그러나 치명률은 델타의 1/10이라고 합니다. 독감의 치명률과 같습니다. 물론 조심스러운 의견입니다만, 이 오미크론을 끝으로 코로나는 일반 독감과 같은 정도로 그 독성이 약화되어 인류와 같이 공존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소망은 그렇게 되어 빨리 이 어둡고 긴터널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몇년후, 아니 몇십년 후 오늘을 기억하며 우리 인류가 또 어떻게 이 어려운 상황을 힘을 합해 극복해내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어떤 병이든, 외부에서 어떤 것이 들어오든, 결국 중요한 건 내 몸을 지켜내는 면역력을 잘 보존하면 별 문제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 치료제가 있어도 그것들은 내 면역력이 스스로를 다시 추스려 힘을 내어 그 병을 이겨내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결국 내 면역력이 끝장을 보는 것입니다. 면역력이 전부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섭생을 잘하시고, 적절한 운동과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시면서 스스로의 몸과 대화를 나누시는 시간을 좀 더 가지시기 바랍니다. 제 다른 글을 살펴보시면 여러분들의 면역력을 키우고, 더 건강하게 사실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공부하셔서 여러분 모두 이 코로나 시대를 무탈하게 지나가시기를 진심으로, 간절하게 빌어봅니다.
오늘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시는 환자분들, 가족분들, 연구자들, 소방대원들, 간호사님들, 의료 일선에서 분투하시는 의료인들의 건투를 빌며 이글을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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